진심인 사람들이 모인 곳 — 취향 커뮤니티를 겨냥한 팬덤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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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인 사람들이 모인 곳 — 취향 커뮤니티를 겨냥한 팬덤 마케팅

by YJ 트렌드 노트 2026. 3. 24.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뮤지컬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 러닝크루를 찾아다니는 사람들 — 이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닙니다. 특정 취향을 중심으로 정체성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이 커뮤니티는 이미 검증된 타겟이 모여 있는 공간입니다.

취향 커뮤니티가 마케팅 채널이 되는 이유

취향 기반 커뮤니티에는 일반 소비자 집단과 다른 세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1) 소비 의지가 강합니다.

취향에 진심인 사람들은 그 취향을 위해 쓰는 돈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뮤지컬 관람료가 10만 원이 넘어도 기꺼이 지불하고, 좋아하는 팀의 굿즈라면 같은 물건을 여러 개 구매하기도 합니다. 이들에게 소비는 지출이 아니라 취향의 표현입니다.

2) 커뮤니티 내 신뢰도가 높습니다.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는 정보는 광고보다 훨씬 강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야구 커뮤니티에서 "이 치킨이 야구장 분위기랑 잘 어울린다"는 말 한마디가, 수백만 원짜리 광고보다 더 빠르게 구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듭니다.

팬덤은 브랜드가 콘텐츠를 만들어주길 기다리지 않습니다. 직접 후기를 쓰고 사진을 올리고 SNS에 퍼뜨립니다. 브랜드가 좋은 경험을 설계하면, 팬덤이 마케팅을 대신해줍니다.

야구 — 1,000만 관중이 만든 소비 생태계

2024년 KBO 리그가 역대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면서, 야구장은 식품·패션·유통업계의 새로운 격전지가 됐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팬층의 변화입니다. 40~50대 남성 중심이었던 야구장에 20~30대 여성 팬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굿즈와 콜라보 시장 자체가 넓어졌습니다.

📊 야구 굿즈 시장 성장 데이터
·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 기준, 2025년 7월 야구 굿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53% 증가
· 단순 기념품 수준이던 야구 굿즈가 패션 아이템으로 재해석되면서, 야구 팬이 아닌 사람들도 구매하는 구조로 바뀐 것입니다.
사례 1

LG트윈스 × 최고심 콜라보

캐릭터 '최고심'과 콜라보해 굿즈를 선착순 한정 발매했는데, 온라인 스토어에서 품절 대란이 이어지고 야구장 내 팝업스토어와 포토존이 팬들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사례 2

에버랜드 × KBO '최강레시' 굿즈

레서판다 캐릭터 '레시앤프렌즈'와 KBO가 콜라보한 굿즈를 출시해 한 달 만에 6만 개 판매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시즌1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LG트윈스 콜랩샵 캡처 사진KBO 홈페이지 캡처 사진
출처: LG트윈스 콜랩샵 / KBO 홈페이지

야구장 인근 편의점들도 수혜를 입었습니다. GS25의 LG트윈스 특화매장은 한국시리즈 기간 매출이 134.5% 신장했고, 세븐일레븐 사직구장·수원구장 매장에서는 즉석식품 매출이 5배, 맥주 50% 급등했습니다. 야구 팬덤이 단순 경기장 소비를 넘어 주변 상권 전체를 움직이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뮤지컬·공연 — 고관여·고소비 팬덤의 힘

뮤지컬 관객은 마케터가 주목해야 할 매우 특수한 소비자입니다. 티켓 한 장에 1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을 지불하고, 같은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는 '회차 소비'가 일반적입니다. 캐스팅이 바뀔 때마다 다시 보러 오는 트리플·쿼드 캐스팅 전략이 뮤지컬 마케팅의 공식이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례 1

뮤지컬 '마리 퀴리' 팝업스토어

개막 3주 전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습니다. 마리의 방, 언다크 공장, 실험실, 주기율표 포토존 등 4개 테마 공간으로 구성해 뮤지컬의 핵심 요소인 야광을 공간 연출에 녹여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팬들에게 세계관을 먼저 경험시키는 방식입니다.

사례 2

뮤지컬 '킹키부츠' × 포토매틱 협업

셀프 스튜디오 포토매틱과 협업해 강남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습니다. 킹키부츠 스페셜 디자인 프레임 4종을 출시하고 방문 인증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공연의 세계관과 브랜드의 콘셉트를 일치시켜 훨씬 자연스러운 협업을 선보였습니다.

마리 퀴리 팝업스토어 사진킹키부츠X포토매틱 콜라보 사진
출처: 라이브 / CJ ENM

공연 굿즈 시장도 주목할 만합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10주년 기념 컵에는 10년간의 공연 연보와 출연 배우, 공연 횟수, 누적 관객 수가 새겨졌습니다. 이 굿즈를 사는 것은 공연을 기억하는 행위이자, 자신이 그 공연의 팬임을 증명하는 행위입니다.

뮤지컬 팬덤이 브랜드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고소득·고관여 소비자이고, 특정 공간(공연장)에 정기적으로 모이며, 공연과 관련된 모든 카테고리(뷰티, 패션, F&B)에서 소비가 활발합니다.

러닝 — '함께 달린다'는 경험이 브랜드가 된다

러닝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혼자 하는 운동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러닝크루가 생기고, 해외 마라톤 참가가 여행의 목적이 되고, 스포츠 브랜드들은 앞다퉈 러닝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습니다.

사례

푸마코리아 '런푸마팸(RUN PUMA FAM)'

3기째 운영 중인 러닝 커뮤니티입니다. 선별된 참가자들에게 러닝화와 의류를 제공하고, 10주간 함께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의 일원이 되어 경험하는 구조입니다. 나이키 런 클럽, 아디다스 러너스 서울도 같은 맥락입니다.

런푸마팸 포스터 사진
출처: 푸마

런트립 트렌드와 연결한 사례도 눈에 띕니다. 앞서 경험 소비 글에서 언급한 켄싱턴호텔 × 뉴발란스의 '사이판 마라톤 패키지'처럼, 스포츠 브랜드가 여행사·숙박업체와 연계해 러닝 경험 전체를 설계하는 통합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러닝 커뮤니티의 마케팅적 가치는 체류 시간과 감정적 연결에 있습니다. 한 시간을 함께 달린 사람들 사이에는 자연스러운 유대감이 생기고, 그 경험 속에 함께한 브랜드는 '선택'이 아닌 '소속'의 감각으로 기억됩니다.

브랜드 입장에서의 인사이트

취향 커뮤니티를 마케팅에 활용할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그 커뮤니티에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커뮤니티의 언어로 말해야 합니다.

야구 팬은 '스포츠 굿즈'가 아니라 '팀의 이야기'를 삽니다. 뮤지컬 팬은 '공연 기념품'이 아니라 '그 공연의 기억'을 삽니다. 브랜드가 커뮤니티 안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려면, 그 커뮤니티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경험의 일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팬덤의 경험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브랜드는 일상 소비로 이어집니다. 야구장에서 마신 치킨 브랜드를 집에서도 시키는 것처럼요.

한정성과 희소성을 설계해야 합니다.

팬덤 마케팅에서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감각은 강력한 구매 동기입니다. 크림에서 야구 굿즈 판매량이 크게 뛴 것도, 뮤지컬 팝업스토어에 팬들이 몰리는 것도, 결국 희소한 경험을 소장하고 싶다는 욕구에서 비롯됩니다.

마무리하면서

브랜드와 소비자의 연결이 아니라, 소비자와 소비자의 연결 속에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방식은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팬덤 안에서의 소비는 개인의 선택이기 전에 커뮤니티 구성원으로서의 행위입니다.

무엇보다 이 흐름은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넓게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의 반대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소비 의지가 강하고, 정보를 자발적으로 퍼뜨리고, 한번 좋아하면 깊이 빠져드는 팬덤에게 먼저 확실히 각인되는 것 — 그것이 때로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광범위한 캠페인보다 훨씬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사람에게 알리려 하기보다, 먼저 적은 수의 진심인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 그 팬덤이 브랜드의 첫 번째 전도사가 되고, 커뮤니티 밖으로 이야기를 퍼뜨리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비로소 취향 커뮤니티 마케팅의 진짜 효과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출처
· 어패럴뉴스 크림 야구 굿즈 판매 데이터 (2025.10)
· 네이트뉴스 KBO 유통 특수 보도 (2025.11)
· 에버랜드 공식 블로그 최강레시 판매 데이터 (2025.07)
· 패션비즈 러닝 커뮤니티 브랜드 분석 (2025.05)
· 고구마팜 뮤지컬 마케팅 사례 분석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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